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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이 쓰고 싶어졌다.

글이 쓰고 싶어졌다. 정확하게 소설인지 시나리오인지 희곡인지 에세인지 모르겠지만.

예전에, 그러니까 군대 갓 전역해서 커피전문점에서 일할 때 밤 늦게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한 친구한테 수도 없이 장문에 문자를 남겼었는데… 그 때 생각해보면 뭐가 그렇게 힘들었을까. 왜 이렇게 세상이 궁금했을까. 무엇이 그 때의 나를 한없이 쳐지게 만들었을까. 그래도 그 때는 자꾸 글자로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. 한창 에버노트에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많이 써내려갔다. 그 당시 나의 감정들, 아직 정리되지 않은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글자들.

인스타그램을 한창 할 때도 글이 아닌 사진이 위주가 되는 기록에 익숙해져갔고 그래서 그게 두려워 인스타그램을 지우고 블로그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블로그에 무언가 쓰고 싶은 욕구도 없고 솔직히 쓸 말도 없다. 그냥 두서없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뱉어내도 될텐데 맞춤법이나 글 내용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나를 구속하는 것 마냥 내 손을 꼭 쥐고 있다.

예전에 블로그에 적었던 정말 부끄럽다고 생각한 글들을 지웠던 것이 너무 아쉽다. 내가 왜 그 글들을 지웠을까. 우습지만, 부끄럽지만 그 글은 다 내가 그 당시에 느낀 감정들의 분출이고 나의 거울과도 같은 것이었는데… 데이터 백업이라도 해둘 것을…

요즘 내 맥북이 그래픽카드 문제로 사진 편집도 동영상 편집도 제대로 할 수가 없는데 습관적으로 카페에 앉아서 내가 딱히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느낄 때, 그럴 때마다 블로그 새 글 쓰기에 와서 한참을 하얀 빈 공간을 바라보다 그냥 컴퓨터를 덮는다. 감정을 어디에 쏟아내는 것이, 내가 느끼는 것을 어디에 기록하는 것이 이제는 부끄럽고 조심스러운 것이 되버린걸까.

내 공간이 필요해졌다. 하지만 남들에게 보여줄 공간도 있었으면 좋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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